방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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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매니아

 회사 친한 동생과 디제이맥스에 빠져 있다. 나는 얼마 전에 PS4용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로 다시 시작했고, 그 친구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친구라 생각하여 이전부터 쓰지 않는 PSP와 타이틀을 모두 빌려주었다. 우연히 게임 이야기를 하다가 리듬 게임을 좋아한다는 부분이 맞게 되어 이야기가 풀린 친구였다. 나도 그렇지만 주변에 리듬 게임을 하는 사람이 적어서 좋았다고 한다. 디제이맥스는 포터블이 나올 당시에 열심히 하다가 접고 이번에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고 있다. 당시에는 나름대로 나쁘지 않았던 실력이었다 생각한다. 이번에 슬슬 그때 실력을 따라잡는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리듬 게임을 처음 접한 것이 초등학교 4학년 때였고 이래 오락실에서 이지투디제이를 했으니 시간만 따지면 20년이 훌쩍 넘었다. 그 친구의 경우에도 초등학생 때부터 했다고 한다. 물론 그 친구는 나보다 한참 어린 친구니까 그때부터 한들 20년까지는 안 되지마는. 거기다가 리듬 게임은 대중성이 많이 떨어진다. 의외로 뒤늦게 알았는데, 리듬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자체도 오타쿠들의 지분이 높다는 상당히 높다. 지금에 와서 보면 다른 오타쿠 문화와 접목시킨 리듬 게임들도 나오고는 있지만, 이와는 별개로 수직 낙하 방식의 게임만 즐기는 보수적인 유저도 존재한다. 리듬 게임이라는 커다란 서브컬쳐의 카테고리에서 이래저래 파가 갈려도 결국 원류는 남는데다 유저 수는 줄어서, 인터넷에서 쓰는 말로 고인 물이고 아예 썪은 수준. 표현이 이래서 그렇지 특별히 나쁜 의미는 없다. 요는 다른 서브컬쳐를 통해 신규 유입을 창출해도 리듬 게임이라는 큰 카테고리는 고일 대로 고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트매니아라는 말이 있다. 코나미가 만든 전통 있는(?) 리듬 게임이고 생각하기에 따라서 원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아는 사람만 아는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비트매니아'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리듬 게임 자체의 통칭, 그러니까 하나의 관용구로 많이 알려져 있었다. 이걸 두고 소위 리듬 게임 오타쿠들이 잘못됐다고, 지금으로 표현하면 설명충으로 빙의돼서 설명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처럼 있기도 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은 비트매니아가 이런 의미를 가진다는 것 자체도 많이 모르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맥락에서 리듬 게임은 이젠 정말로 비트'매니아'만 즐기게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이유 탓은 아니겠지만, 우연찮게 이번 디제이맥스가 입문자를 위한 튜토리얼이 전혀 없어서 비판이 되기도 했었다.

 말이 길어졌는데, 롤플레잉 게임처럼 아이템으로 커버가 되지 않는 리듬 게임은 고일 대로 고여서, 이제 신규 유저가 고수는 될 수 있을지언정 초고수를 따라잡기에는 불가능해진 느낌을 받았다. 어디 피지컬로 승부를 내는 게임이 리듬 게임만 있겠냐마는, 예컨대 총싸움과 비교해도 리듬 게임은 너무 마이너한 느낌이 든다. 인터넷 게시판 등지를 살펴보면 일견 유저가 많은 듯 보이지만 그 사람이 그 사람인 친목회 수준이고, 상위권은 더더욱 그렇고… 앞에서도 썼지만 나쁘다는 의미는 없고 그냥 아쉬워서 남겨본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가 발매 이후 좋은 평가를 받음에도, 기실 중고 시장에서 똥값으로 거래되는 이유 중에는 이러한 이유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기야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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