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화면에 파리가 날려서(동그라미 친 부분) 놀랐다. 다시 촬영하지…. 아무튼 동오의 제장들은 유비군이 유강구에 주둔해 있으니 남군을 칠 것이라는 움직임을 파악하여 대책을 강구하고자 모였는데, 주유는 느닷없이 유비는 동맹이라면서 도리어 군량을 지원해 주자고까지 한다. 손권은 전투에 관한 한 자신의 의견은 물을 필요가 없으니 주유와 상의하라 한다. 이 드라마에선 알게모르게 손권과 주유의 알력다툼 양상이 보이는데 전반적으로 손권이 다소 밀리는 분위기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손권이 의지하는 사람은 노숙 한 사람 뿐이니.
아무튼 이때 이미 주유는 유비가 남군성을 치려는 '척'만 하는 계략임을 간파하며 군량 지원은 일종의 정탐이다.
모름지기 윗대가리가 모범을 보이면 단체의 효율은 배가 되는 법이다. 제갈량의 명령으로 유비진영은 사다리와 같은 공성 장비를 만들고 있다. 이것은 실제 사용하는 것이 아닌 동오군에 보여주기 위함이다. 주유가 간파한 대로 남군성을 치는 척하며 동오군을 자극하여 어부지리를 취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여몽이 군량미를 지원하는 명목으로 정찰을 오는데, 제갈량은 보여주기가 목적이었던 사다리를 오히려 치우라 명한다. 의아한 장비가 묻자, 제갈량은 한 발 앞서 이미 주유가 자신을 간파한 것마저 꿰뚫고 2단계 훼이크를 쓰려한다. 당연히 아둔한 장비는 거기까지는 이해를 못 한다.
저 동그라미 친 부분은 뭘까? 고약? 파스?; 아무튼 여몽이 오자 유비는 제갈량과 사전에 맞춰둔 연기를 시작한다. 얼떨결에 '출병'이라는 말을 입에서 꺼내고 여몽이 묻자 유비는 남군이 아닌 엉뚱한 곳(영릉)을 답한다. 조인이 있는 남군은 공격키 어렵다며 둘러댄다. 헌데 이럴때 느닷없이 유기가 위독하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여몽이 사색이 된다. 이는 유기가 병사를 데려왔을 경우 유비 군이 남군성의 조인군과 세력이 비등해져 남군성을 친다는 것은 허세가 아닌 사실일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것은 당연히 주유를 속이기 위한 제갈량의 계산이다. 그리고 주유 역시 유비군의 행방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는데, 곧 보기 좋게 걸려든 셈이다.
이번엔 주유가 유기의 병환을 위로하는 명목으로 직접 찾아와서 유기의 실재여부를 캐묻는데, 공교롭게 정말로 유강구까지 와 드러누워있다. 주유가 유비에게 왜 유기가 여기에 있냐고 추궁하고 이내 직설적으로 '남군을 칠 요량이냐'고 물으니 유비는 당했다는 듯이 능청스레 연기를 하며 가짜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주유는 형주의 확보를 위해 남군은 자신이 칠 것이라 주장하며 유비는 못이기는척 빠진다. 그리고 그 유명한 '만약 주유가 남군을 함락시키지 못하면 우리가 손을 쓰겠다'는 거래가 성사된다. 결과적으로 주유는 보기 좋게 넘어간 셈이다.
이 작전을 위해 유기는 아픈 몸을 이끌고 강하에서 유강구까지 온 것이다. 이후 행적이야 어쨌든 유기도 참으로 불쌍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삼국지연의 내에서 가장 불쌍한 인물 순위안에 들지 않을지. 아, 그러니까 진작 형주를 받아 먹었으면 이런 일도 없지.
조인은 감녕을 상대로 방어에 나선다. 우금은 우금무쌍이라 불리울 만큼 용맹을 자랑하지만 5백이라는 적은 수로 맞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조인은 직접 나와 우금을 구하러 가는데… 오래간만에 전투씬이 발생하는 것도 무색하게 금방 끝난다. 다만 드라마내 표현에서 특이점을 찾을 수 있었다. 실제로 소설 내에서는 그냥 우금이 밀리니까 조인이 구하러 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여기선 조인의 불같은 성격으로 하여금 만용과 더불어 잘못된 선택임을 억지로 각인시키려는 느낌이 강하다. 때문에 삼국지, 혹은 남군 공략과 관련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이가 본다면 조인은 성격만 급하며 엄청나게 멍청한 상장군으로 비춰질 수도 있으리라.
조조가 남군에서 물러날 때 묘책이 적힌 두루마리(혹은 비단 주머니)를 주는데 처음에 준 주의는 사실 절대 성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단순한 명령이지만 여기에선 이를 전하는 것이 생략되어 있다. 아무튼 드라마는 전투가 끝나고 연이은 주유와의 재전투가 이어지며 조인이 패하고 남군성을 탈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런데 사실 적벽대전 이후 이어진 '남군성 공략'은 기억속에서 가물가물 하지만 정사가 아닌 소설에서도 이렇게 단순한 전투는 아니다. 우선 드라마에서 이릉성을 내줬다고 하는데 처음에 조인과 우금이 주둔했던 성이 어떤 성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그저 조홍의 대사중 "이릉을 잃고…"라는 말이 있어 이릉성이라 추측할 따름이다. 그리고 그 전투가 승전인지 패전인지도 삼국지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상당히 애매하게끔 표현하였다. 생각컨대 처음에 조인이 주둔했던 성은 이릉성이며 첫 전투에서 방어에 성공하고 주유와의 두 번째 전투에서 이릉을 내주고 남군으로 온 뒤 성을 탈출하길 결의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부분도 조금 마음에 걸리는것이 남군성을 탈출하는 작전이 있던가? 남군인지 이릉인지에 감녕을 가둬두는 것으로 하여금 주유의 양동작전을 묶어버리는 것은 기억이 나는데 그건 어디다 팔아먹은거지.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지네, 이거.
덧글
마무리를 꼼꼼이 못한듯요.ㅋ
삼국지를 기존에 보지 않았던 사람이 이 드라마를 대충 보면 넘어가게 되겠지만 이 드라마 만으로 남군공방전을 이해하는데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인과관계를 잘라먹은게 있어서 연결이 안되는 부분이 있어요.
조인이 우금을 500명만 줘서 내보낸것도 조인의 무식을 강조하는걸로 보이지만 전투의 과정을 생각해보면 이걸 의도한것 같기도 합니다. 어차피 우금의 500은 전사하는게 계획이었던것 같고... 다만 우금의 성격상 분전을 거듭해서 500명으로 적의 선봉을 최대한 소진시키죠. 그리고 조인이 주력을 데리고 나가 적을 두들기고.... 우금이나 500명에겐 잔인한 전투인데 그 전투 자체는 조인의 승리로 마감되구요. 조조가 일러준 방책이 아닐까... 그런 상상을 했습니다. 드라마본지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런지 가물가물합니다....ㅠ
능통이 나왔는지 궁금하네요. 아마 감녕이 고전한다기에 여몽이 주유를 설득해서 능통만 남겨두고 구원하러 가는 전개가 연의에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견이지만 능통이 나온다면 오나라로서는 굉장한 대접(?)
소제목을 강릉공방전 등으로 정하기도 해서요.
강하는 유비소속이고 남양을 하후돈, 남군을 조인에게 맡긴걸로 보입니다.
남양에는 양양성이 있는것 같고 남군방면에는 강릉이나 이릉 등이 있구요.
이 남군쪽을 조인,조홍 등이 나눠서 지킨것 같은데 이릉에는 조홍이 있었던것 같습니다.(틀리면 지적)
서로 나눠서 수비하기로 했던것 같은데 조홍은 감녕에게 털려서 이릉을 뺏겼고 장흠이 공격한 남군(강릉성같네요.)은 멀쩡했던것 같습니다.
감녕과 주유본대가 강릉으로 왔다가 우금의 분전으로 감녕 쫓아내고 그뒤로 서로 속고 속이다가 주유 활맞고... 그뒤는 생략~~
드라마에서는 주유,감녕,여몽 외에는 무장들은 얼굴을 제대로 비춰주지 않네요. 역시 오나라는 공기취급...ㅡㅡㅋ
이부분은 소설을 봐도 재미는 있는데 머리속으로 상황정리는 잘 안되더군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