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연금술사


강철의 연금술사 OST - "등가교환"

 정말 오랜만에 이걸 보았다. 원작도 애니메이션도 가장 좋아하는 작품에 끼지 않을까 싶다. 애니메이션은 오리지널 한정으로… 흔히 리메이크나 외수명인 '브라더 후드'라고 불리는 'Fullmetal Alchemist'는 요근래 보고 있는데, 일단 원작을 모두 읽은 탓이라 집중이 되지 않는 것도 있을지는 모르지만, 셀에서 디지털화가 되면서 색감도 와 닿지가 않고 작화 느낌도 어쩐지 그리다 말아버린(?) 것 같더라.

 제법 오래전에 애니메이션 DVD들을 모조리 처분해 버렸는데, 그 중에 남은 몇 안 되는 것 중에 이게 있었고 얼마 전 생각난 김에 꺼내보았다. 지금은 보급판이 싸게 나오는 모양인데… 초기에 샀던 북클릿이 포함된 슈퍼 주얼 케이스판으로 굉장히 비싸게 구입한 물건이다. 다른 것은 사놓고서 처분 직전에 내가 미친놈처럼 느껴졌지만 이것만큼은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그만큼 좋아하는 작품이다. 일전에 다른 분께 스토리가 아닌 기술적인 부분도 극찬했는데, 새삼 보니 작화 매수가 부족한지 프레임이 듬성듬성한 것이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TV로 보니 별문제는 없었다. 아무래도 모니터와 TV의 출력 방식에서 뭐가 다른 모양이다. 다만 쓸데없는 디지털을 배제하고 셀에서 오는 부드러운 느낌은 여전히 마음에 든다. 어디 모처의 리뷰 같은 것을 보면 단편적인 작화도 극찬을 했던데, 오리지널에서 이어지는 극장판의 미칠듯한 작화 수준을 고려하면 그 정도는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어색함 없는 무난한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작화가 아니라 상품, 대표적으로 이 DVD 커버로 차용된 삽화라면 또 이야기가 다르지만.

 이 오리지널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까닭은 다름 아닌 스토리에 있는데, 거진 한 6년 만에 꺼내 보는데도 굉장히 맘에 든다. 원작이 합이 잘 짜여진 정교한 판타지라면, 애니메이션은 스케일이 작아진 만큼 캐릭터, 특히 호문쿨루스 러스트에의 심리 묘사 등과 더불어 바뀐 설정들이 전혀 어색함 없이 다가와 원작보다 현실적인 판타지를 그려낸 느낌이다. 캐릭터 개개인의 목적도 원작보다 뚜렷하고, 종반에 이르러서는 시종일관 시리어스하고 다크한 느낌을 주어서, 어떤 이들은 배드 엔딩이라고도 하지만 여러 가지 의미로 훨씬 현실적이라 너무 마음에 든다. 아마도 내가 2003~4년쯤 이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했을 때, 원작 코믹스가 있는지도 몰랐고 그냥 애니메이션 자체가 원작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 작품이 맘에 드는 것은 그 까닭도 한몫하지 않을까. 게다가 원작의 내용을 알고 있더라도 겹치는 대목은 옴니버스 식으로 연출하여 전혀 지루하지 않게 볼 수가 있고, 소위 설정 구멍 등으로 대변되는 어색함도 찾기 어려워 완성도에 일조한다. 이 애니메이션이 끝날 시점에 원작이 어느 정도까지 연재가 되던 중이었는지는 모르나 시나리오에 원작자가 많이 개입했던 모양인지, 바뀐 설정으로 인한 스토리 변환점에 있어서도 원작보다 스케일만 다소 작아졌다 뿐이지 대개 일맥상통하는 점을 많이 보인다. 잠깐 이름을 언급했지만 러스트의 과거와 생전 스카(의 형)와의 관계, 거기서 비롯된 번민하는 심리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인 이야기의 배경과 복잡다단한 심리 등의 블루한 느낌을 살리기 위한 음악 또한 일품이다. 일례로 '브라차(브라더)'라는 곡은 여러 오타쿠들의 뇌리에 굉장한 인상을 남겼고, 애절한 형제애를 표현하기에 충분하다 못해 눈물이 넘칠 정도. 여러가지의미로옆비싼허리가운대륙의 연금술사도대개, 소위 원작이 존재하는 매체들은 원작을 따라가지 못하여 찬물을 끼얹는 경우가 잦은데, 이 작품은 원작과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모두 나무랄 데가 없는 것 같다. 물론 나만 그리 느낄 수도 있고, 벌써 10년 전의 작품이지마는….


강철의 연금술사 극장판 'シャンバラを征く者' OST - "Requiem"

 완전한 결말을 위해 다시 함께 본 극장판. 작화만 놓고 보면 뭐, 대체 어딜 씹어야 할지 알 수가 없는 퀄리티의 작화와 오래전 무성영화나 누아르 풍의 우울한 색감(?)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무난한 해피 엔딩보다는 애잔한 결말로 마무리 지음으로써, 배경은 판타지지만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를 제시한… 뭐, 그런 느낌이었다. 어쩌면 내가 우울한 느낌의 작품을 좋아하나? 2차대전 전후 독일이 배경임을 감안해도, '대일본제국'이라는 말이 튀어나옴은 너무 밑도 끝도 없어서 눈썹이 움찔하긴 했지만.

 물론 애니메이션에 조예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액션이나 판타지를 주제로 한 작품, 그것도 애니메이션치고는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다.


덧글

  • 잠꾸러기 2013/06/14 09:29 # 답글

    몇번 돌려봤는지 모르겠지만 꽤 많이 봤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미쳤네..ㅋㅋㅋ)

    이 작품으로 20대 중반 인생의 등가교환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본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철부지 상태라는게 함정...-_-)
  • 조훈 2013/06/14 10:59 #

    무언가를 얻기 위해 대가가 필요 없을 때도 있다…….


    아무튼 정말 재미있는 작품.
  • 2013/06/14 12:5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조훈 2013/06/14 13:07 #

    뭐, 말은 제가 더 많이 했는데...

    음악 이야기가 나와서지만, 이 작품은 잘 될 줄 모르고 실험 차원에서 주제가를 막 썼다는군요.
    포르노 그래피티나 라르크가 실험 차원에서나 쓰일 뮤지션은 아니지만 빛을 못 본 곡들이었고.

    그 탓인지... 삽입 연주곡은 훌륭했는데도 주제가들은 썩 괜찮은 것들이 없던 것 같습니다(저한테).
    애니메이션 성공 탓인지 묘하게 인기는 많지만.
  • 2013/06/14 13:1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3인칭관찰자 2013/06/14 22:55 # 답글

    만화도 그렇고 애니도 그렇고 정말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었죠.
    그 당시엔 (오리지널판) 오프닝이랑 엔딩곡 외고 다니면서 노래방에서 부르기도 했는데..
  • 조훈 2013/06/14 23:55 #

    주제가가 인기가 있긴 했나보네요.
  • 3인칭관찰자 2013/06/15 00:01 #

    인기가 있었다기보다는 그저 빠심에서 그랬었던 듯(..)
  • 꺼먹둥이 2013/08/14 10:12 # 삭제 답글

    이제와서 슈퍼쥬얼케이스 버전으로 구하려고 하니 이젠 구하기 힘든 그 강철 dvd ㅠ_ㅠ
  • 유현 2014/06/20 20:25 # 삭제 답글

    강철의 연금술사 애니원 챔프 성우진들 중에서 에드역의 손정아님은 뿡야뿡야 왕바우의 나몽구와 스피드왕 번개의 칸(백천궁),태극천자문의 라이하고 디지몬 어드벤처의 메튜,알폰스역의 윤미나님은 천사가 될꺼야의 신지와 와일드스피릿의 우자키 란,천방지축 모험왕의 루베트와 쇼콜라의 마법의 쇼콜라,로이역의 성완경님은 뿡야뿡야 왕바우의 마로대장과 버키와 투투의 버키하고 황금로봇 골드런의 시리우스와 천공전사 젠키의 마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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