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내가 죽은 집

 우선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읽었던 라이센스화 된 어떤 일본 문학보다 구어체의 번역이 가장 훌륭했다. 이보다 더 훌륭할 수 없을 정도.

 내가 처음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비밀'이라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백야행'이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여자인 줄로만 알았다. 이유인 즉 남성이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여성의 감정을 너무도 현실감 나게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꼭 집어 언급하는 것은 피하고 싶은데, 아무튼 이 작품에서도 그러한 대목이 등장한다.

 소설 이야기는 과거를 되짚어가는 내용의 짤막한 이야기다. 드물게 범죄가 등장하지 않지만 배경으로 하여금 다른 작품 못지않게 우울하고 무서운 느낌이 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전반이 우중충한 느낌이 강한 편이지만 그와는 별개로. 비록 가시화되는 범죄는 없지만, 나는 뜬금없이 주 내용보다 이야기의 촉매가 되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갔다. 주인공의 연령이 나와 비슷하고 곧 자식이 생길 처지여서 그런지 소위 격세유전이나 일반 유전론에 대하여 의문이 들었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양상은 아니지만, 가령 부모가 엘리트인데 자식은 인간쓰레기인 사례가 왕왕 있다. 기본적으로 이 반대의 경우는 어지간해서는 믿지 않는다. 곧, 부모가 많이 배우지 못했다면 자식 역시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대개 소위 성공하는 이들은 그 반대의 경우, 다시 말해 노력으로 극복하는 사례가 더 많이 알려져있다. 물론 이보다 더 많이 알려진 것은 부모도 자식도 모두 엘리트인 것. 사실 이것은 소설과는 연관성이 옅은 예일 뿐이고, 부모가 자식에게 갖는 애정의 깊이와 진실성이나 부모의 성장 과정이 자식에게 미치는 영향….

 뭐, 그런 것들을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대조해보며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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