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 황후(神功皇后)

 소위 임나일본부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제대로 가르치는 선생은 드물다. 막연히 독도 분쟁과 더불어 당연하다는 듯이, 혹은 일본이니까(?) 잘못되었다고 넘어가고 마는 정도가 대개이다. 다만 이 임나일본부설 자체는 허무맹랑하여 역사적으로 일고의 가치가 없다 하여도 그 근거로 내세운 것들 중 일부는 일본 내에서 문화사적으로는 의의를 가진다. 물론 왜곡된 사실이 의의를 가진다는 것이 아이러니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왜곡된 주장을 하기 위하여 근거 또한 왜곡하여 내세운 것인가, 혹은 왜곡된 주장을 위해 기존에 있던 고대사료를 억지로 가져다 온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생각해 볼 문제이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에서 소위 '삼한정벌'이라는 말이 고유명사격으로 통하는 '진구황후(神功皇后)'의 존재 여부와 이를 둘러싼 시대적 모순 등인데, 이것은 기실 사적이라 할 수 있는 규슈지방의 미술, 건축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사실 '고대사적으로'라고 운을 떼기가 애매한 것은 일본의 고대사료들은 대부분이 막부시대가 되어서야 만들어진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당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시대상이 맞지 않거나 애매한 것은 진구황후의 그것뿐만이 아니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에서 일본사를 탐구할 때 문화사와 사실 관계에 있어서 스스로 거르는 능력은 필수불가결하며 적절하게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대로 다 받아들여도 문제거니와 실제로 여행기에서 쓴 적도 있었는데, 계획 없이 규슈지방 신사(神社) 탐방을 할 때 진구황후를 모시는 신사가 높은 빈도로 등장했다. 신사 입구에서 설명을 읽어 보면, '이 신사의 유래는 진구황후가 삼한정벌을 떠나기 전 바다의 신에게 기도를 한 것에서…'가 주된 레퍼토리였다.

 위지동이전에도 등장하는 히미코(卑彌呼)의 그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지는 모른다. 물론 지금도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 나와는 입장이 다를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삼국유사와 같은 느낌으로 다가와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면 아주 적절하게 이해했다 할 수 있다.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표현을 사용하였는데, 이런 소설 같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누가 받아들일까 하고 의심하겠지만 뜻밖에 그 수가 적지 않다. 오죽하면 내가 학창시절 일본인 교수가, 교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 환단고기를 주장했는데 비록 다소 의아했지만 그래도 배운 사람이 주장했으니 사실이겠지 하고 믿었겠는가.



덧글

  • 동글동글 바다코끼리 2015/10/14 18:44 # 답글

    「임나일본부」이라고 하는 조선 총독부와 같은 식민지통치기관이 없었다고 하는 것으로는, 일한 학회가 일치하고 있습니다만, 당시 한 반도남부에 왜의 세력이 존재했다고 하는 것은 양국학회가 같이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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