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 습유 이야기(宇治拾遺物語) - 제1권 7화 '龍門の聖鹿に代はらんとする事'


사슴을 대신하려 한 용문스님



 야마토노쿠니(大和國, 지금의 나라 현 일대) 용문사龍門寺라는 절에 스님이 있었는데, 절의 이름을 따와서 용문스님이라 불렸다. 그런데 이 용문스님과 잘 아는 마을 사람 중 매일같이 횃불을 사용하여 사슴을 꾀어 잔뜩 사냥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냥꾼이 어느 날 밤 여느 때처럼 횃불을 비추어 사슴을 찾아다니다,
 “오, 찾았다.”
 하고 횃불을 빙글빙글 돌리자 또렷이 사슴의 눈에 불꽃이 비쳤다. 바로 그 순간이 화살을 쏠 절호의 기회였다. 화살을 메기어 횃불 너머로 활을 쏘려 하는데, 이 사슴의 눈빛이 다른 사슴과 다르고 특히 눈의 간격이 일반 사슴보다 좁다는 것을 알았다.
 “이상하군.”
 하고 활을 거두고 횃불을 가까이하여 보니,
 “사슴의 눈이 아닌 것 같은데.”
 하고 알았다.
 “좋아, 확인해보자. 도망갈 테면 가라.”
 하며 가까이 다가가자, 적어도 그 가죽은 사슴의 그것이었다.
 “역시 사슴은 사슴인 게로군.”
 하며 다시 활을 겨누려 했으나, 아무래도 그 눈이 이상하여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자 그제야 그것이 용문스님의 머리라는 것을 알았다.
 “아니,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하고 횃불을 끄고 용문스님에게 달려가니 그곳에 용문스님이 사슴 가죽을 뒤집어쓰고 누워있었다.
 “스님,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랍니까.”
 하고 묻자, 용문스님은 갑자기 울면서,
 “자네가 내 말을 듣지 않고 사슴을 자꾸 죽이니, 내가 사슴 대신 죽는다면 자네도 마음을 고쳐먹을 거라 생각하여 이런 한심한 짓을 한 걸세. 하지만 아쉽게도 날 쏘지 않았네그려”
 하고 대답하니 사냥꾼은 바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고,
 “그렇게까지 생각하심에도 불구하고 제가 너무 방자하게 굴었습니다.”
 하며 그 자리에서 칼을 빼내어 활시위를 끊고 화살통도 밟아 부수었다. 그리고는 머리를 자르고 출가했다.

 그 후 사냥꾼은 용문스님이 살아계실 때 극진히 섬기며, 돌아가신 후에도 용문사에 남아 수행을 하였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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