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陰陽座 - 悪路王 '14





<맥시싱글 : 醒>


1. 醒
2. 悪路王
3. 静ヶ沼
4. 醒 (반주)


가사 보기 : 조훈 번역

陰陽座百物語 제19화 ‘悪路王’


 “족장님! 놈들이 쫓아왔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부하가 보고를 했을 때, 히라이즈미(平泉, 지금의 이와테 현岩手縣)의 귀신이라 불리는 대악당 아쿠로오(惡路王)는 이미 큰 칼을 빼내어 들고 눈에 핏발이 서 있었다.

 “오오, 또 그놈이냐? 오늘에야말로 결판을 내주지.”

 벌떡 일어난 아쿠로오 곁에 여인이 말을 걸었다.

 “여보, 지금이 적시예요! 얌전히 조정에 복종하면, 어쩌면 이 아이만이라도 살 수 있을지 몰라요.”

 여인은 그렇게 말하며 부풀어 오른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도대체가 조정에 반기를 들어서 이런 산적 흉내나 낸들 그놈들이랑 다를 게 뭐예요?”
 “다를 게 없어도 돼. 우리 동포들을 몰살시킨 놈들을 똑같이 만들어 주겠어. 난 죽을 때까지 놈들을 괴롭히는 귀신이 될 것이야.”

 여인은 할 말을 잃고 고개를 떨구었다. 아쿠로오는 그대로 걸어나가며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넌 나서지 마. 아이를 부탁한다.”

 그것이 여인이 이승에서 들은 아쿠로오의 마지막 말이었다. 동포들이 조정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학살당하고 복수를 위해 인근을 휩쓸고 다닌 악당은, 귀신으로 퇴치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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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윗글은 과거 음양좌가 라디오 방송에서 말한 곡에 얽힌 이야기를 번역한 것이다. 분명 이 글도 읽는 이가 거의 없겠지만 사실은 소재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곡이다. 이 곡은 아쿠로오(惡路王)를 소재로 한 곡인데, 사실은 여기 몇 자 적고 가볍게 넘어가기에는 다소 깊이가 있는 소재이다. 조사한 자료를 모두 번역하여 담기에는 길이가 너무 긴 탓에 약간이나마 이곳에 남긴다.

 아쿠로오는 고대 일본의 이민족 수장이다. 한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고대 일본은 중국의 중화사상과 같은 것이 있어서 자칭 오리지널 일본인을 '야마토 민족'이라 하였고, 선주민족이라 하여 이전부터 정착해 살던 부족이 있었다. 아쿠로오는 에조(蝦夷, 에비스, 에미시라고도 한다)라고 불리던 부족의 수장이었다. 이 에조라는 부족은 현재 잘 알려진 아이누족의 전신이기도 하다. 이들은 중앙정부의 통제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집단을 꾸려갔던 소수민족으로 이민족 중에서는 큰 규모였다. 문헌에 따르면 아쿠로오는 이들 집단의 부족장, 도적의 수괴, 귀신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생몰년이 불분명한데 이 때문에 가공의 인물이라는 말도 있으나, 복수의 사료에 그 이름이 등장하기에 무시하기 어려운 존재이다. 이에 사료가 비교적 뚜렷한 아테루이(阿弖流爲, ?~802년 9월 17일)라는 인물과 동일인이 아닌가 하고 추정되기도 한다.

 일본어를 잘 아는 사람들은 아테루이라는 이름에서 위화감을 느낄 것이다. 이것은 예컨대 우리 역사를 배울 때 요나라 초대 황제의 이름이 야율아보기인데 이것은 한자를 읽은 것이고, 이것을 중국어로 읽으면 '옐뤼 아바오지(오독이라고도 한다)'인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아테루이는 본래 헤이안 초기 에조 부족을 이끄는 군사지도자였다. 아테루이는 십여 년 간 정부의 토벌군에 맞서 싸웠는데, 이때 조정의 군사를 이끌던 사람이 사카노우에노 다무라마로(坂上田村麻呂)라는 무장이었고 이에 패하여 처형당하였다. 이 다무라마로라는 무장은 온갖 전설을 만들어 낸 일본의 무장으로 그의 활약에 이야기가 덧대어 여러 전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전설 중 하나가 바로 아쿠로오 전설이다.

 아쿠로오 전설의 내용이 실재하였던 아테루이와 다무라마로의 전투와 지역, 내용 등이 흡사한 점을 들어서, '아테루이와 아쿠로오는 동일 인물이다.', '단순히 아테루이를 모티브로 만든 전설일 뿐이다.' 등 학계에도 논란이 많다. 단순 전설로 치부하기에는 아쿠로오라는 이름이 적힌 역사적 기록이 제법 되기 때문이다. 현대의 아쿠로오는 이와테 현의 요괴로 표현이 되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로 당시 소수 민족은 후세에 요괴로 기록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이것은 이민족을 혐오하고 교화에 따르지 않으면 토벌의 대상으로 여긴 반증이다. 두 번째는 아쿠로오의 사료뿐만 아니라 이와테 현의 '요괴 아쿠로오 전설'에 관한 기록도 별도 존재한다.

 아쿠로오 전설의 내용은 지방에 따라서 차이가 있으나, 대개는 거인 요괴로 등장하여 다무라마로에게 최후를 맞이하는 이야기이다. 다무라마로는 이 요괴를 없애어 그 수급을 절에 헌납하였고, 지금도 그 수급을 본뜬 목상이 전해진다고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첫 번째나 두 번째나 영웅을 기리기 위해 같은 맥락으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2003년 발매 싱글의 커플링인데 스래시 메탈풍의 곡으로 음양좌의 곡 중 속도가 가장 빠른 곡이다. 대개 공연이 마무리될 쯤에 연주되는 1순위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이 영상은 본래 CD음원에서의 속도이지만 드러머가 바뀐 후 초기에는 본래 속도가 나오지 못했다. 이전 드러머의 라이브에서는 엄청나게 속도가 빨랐었다. 귀신이 곡을 하는 듯한 베이스 솔로가 인상적인 곡이다.

 가사에 약간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는데, 물론 음양좌의 가사야 원체 어렵기 때문에 내가 뜻을 잘못 해석한 점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런데 우선 쓰치구모(土蜘蛛)라는 말이 왜 등장했는지 의아하다. 쓰치구모 역시 일본의 소수민족인데 아쿠로오가 있던 에조라는 이민족과는 다르다. 어쩌면 상고上古 시대 이민족 자체를 통틀어 말하는 개념적인 어휘일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로는 '潮時'라는 어휘이다. '시오도키'라고 읽는 이 말은 조수 간만의 적절한 시기, 즉 물이 들어왔다 나가는 적절한 시기를 말한다. 이것이 변하여 적당한 때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된다(실용성은 매우 낮음). 야구의 적시타라는 말도 이와 비슷하다 보면 된다. "때가 왔다!"는 뉘앙스로 사용되는 이 어휘는, 음양좌가 라디오에서 말한 위 내용도 그렇고 가사에서 등장하는 말도 그렇고 그 의미가 오용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조정에 항복하자', '혼이 쇠한다면' 이 두 표현은 모두 부정적 뉘앙스를 암시한다. 때문에 적어도 가사에서만큼은 의미가 변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대개 가사를 번역하다가 이상하다 싶으면 멋대로 의미를 바꿔 버리고는 하는데, 이번에는 늘 일본어 조언을 받던 일본인 지인과 의견이 일치하여 굳이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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