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는 콜라를 못마셔(雨はコーラがのめない) - 2


Queen - Made In Heanven


 퀸(Queen)의 앨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Made In Heaven’인데, 이는 프레디 머큐리 사후에 발표된 마지막 앨범이다.

 도시에 있는 작은 여학교에서 12살부터 17살까지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무렵, 주위는 온통 록을 좋아하는 소녀들 천지였다. 당시 교실에는 키스(KISS)의 팬─교복 차림에 얼굴에 박쥐 페인팅을 하고서 등교하는 여학생도 있었다─이나 퀸의 팬─다들 책가방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다─, 베이 시티 롤러스(Bay City Rollers)의 팬─체크무늬 목도리를 두르고 킷캣(초콜릿 브랜드)을 입에 달고 살아서 살이 쪘었다─, 비틀즈가 내 전부라고 하던 아이─존 레넌(John Lennon)이 사망했을 때 무슨 이유에서인지 내 자리로 와서 “존의 영혼을 위해 눈을 감고 기도해줘.” 하고 말했었다. 나는 그렇게 했었다. 그 아이가 너무도 진지하게 말했기 때문에─등이 있었다. 브리티시 록(British Rock)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나는 로드 스튜어트(Roderick David Stewart)만은 좋아했었지만 그 밖의 브리티시 록에는 흥미가 없었다. 심플리 레드(Simply Red)를 좋아하기 전에는─.

 게다가 아직 어렸었다. 아마 또래 친구들보다 더 어렸기 때문에 음악이라는 독(毒)에 빠지지 못했으리라.

 그 무렵 퀸은, 화려하기만 하고 시시하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우습게도 ‘화려하기만 하고 시시하다’는 것은 지금의 내겐 최고의 찬사라는 점이다. 인간의 본질이란 어렸을 땐 본인조차 알지 못하는 듯싶다.

 어찌 됐든 당시에는 ‘흐응~’ 하며 시시하다는 느낌이었다. 팬들이 입을 모아 칭송하는 ‘Bohemian Rhapsody’는 곡의 구조가 이상하리만치 과장되고 정체되어 있다는 인상이었고, ‘자전거가 타고 싶어(I want to ride my bicycle)’ 하며 계속 반복하는 ‘Bicycle Race’의 경우는 들으면서도 그저 멍하게 있을 따름이었다. 지금의 아메처럼.

 아메에게 퀸의 음악을 들려주면, 아메는 멍한 상태가 된다. 그리고선 돌연히 무관심한 상태가 된다. 애는 애구나.

 이후 나는 어른이 되었기에 ‘Sheer Heart Attack’, ‘Killers’, ‘The Miracle’처럼 한 장 한 장이 강렬하고 맛도 향도 진한, 독특한 과일과도 같은 앨범을 간혹 남몰래 듣곤 한다.

 어째서일까. 퀸의 앨범은 이렇게 남몰래 듣는다. 누가 놀러 왔을 때 틀 만한 음악으로는 절대로 고르지 않는다.

 하지만 아메는 예외다. 아메는 둘도 없는 친구이기에 아메와는 같이 퀸을 듣는다. 그중에서도 ‘Made In Heaven’은 가장 자주 듣는다.

 이 앨범은 유하다. 유하다는 것은 세상의 조화가 이루어졌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한없이 아름답다. 워낙 그들의 곡은 웅대하지만, 이 앨범 분위기의 투명도는 왠지 모르게 몹시─거룩할 정도로─높아서 기분 좋게 웅대함에 몸을 맡길 수 있다.

 프레디 머큐리의 솔로 앨범의 백미였던 ‘Made In Heaven(역주 : 이는 곡명이며 앞에까지는 앨범명)’과 ‘I Was Born to Love You’도 수록되어 있어서, 그 압도적인 보컬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만해진다. I Was Born to Love You라는 곡과 그 의미의 꾸밈없음이 좋다. 퀸은 곧잘 ‘드라마틱’하다는 평을 받지만, 사실 그들의 개념은 늘 극단적이라 할 정도로 당당하고 꾸밈이 없다. 때문에 만약 그것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베이스가 듣는 이에게 없다면, 겉으로 드러나는 드라마성에 헷갈리고 마는 것이리라.

 아메도 이 두 곡은 제법 좋아하는지, 친구인 고슴도치 군과 코끼리 아저씨(고무 장난감. 아메가 물면 삐-삐- 소리가 난다. 고슴도치 군은 오렌지 색, 코끼리 아저씨는 회색)를 물고 와서는 즐겁게 소리를 내며 기분 좋은 듯이 물고 있다.

 하기야 코끼리 아저씨는 소리 구멍(공기 구멍?)의 작은 플라스틱이 떨어져서 이젠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아메는 이 오랜 친구를 열렬한 사랑을 담아 문다. 사랑스러운 듯 정겨운 듯.

 고슴도치 군은 지금 아메가 가장 좋아해서 어딜 가든지 같이 데리고 간다. 하지만 온몸에 촘촘히 삐쭉삐쭉한 가시가 돋아나 있어서, 우리 집에 온 뒤부터는 요 반년 사이 가시 틈새에 먼지와 아메의 털 뭉치가 들러붙었다. 이것이 점점 찌들어서 씻어내려고 해도 좀처럼 안쪽까지 손이 닿질 않는다. 그래서 선배인 코끼리 아저씨와 비슷할 정도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 있다. 모두들 아메의 소중한 친구이기에 나 역시 소중한 손님으로 대하고 있다.

 ‘Made In Heaven’은 퀸의 마지막 앨범이기에 팬에게는 아마도 슬픔을 동반한 앨범일 것이다. ‘Let Me Live’ 같은 곡은 특히나. 하지만, 새들의 지저귐으로 시작하여 ‘It's A Beautiful Day’ 하며 노래를 시작하는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는, 사무칠 정도로 행복감이 넘쳐흘러서 나는 슬퍼할 수가 없다. 놀랄 정도로 따스한 생명력이 충만한, 그런 행복한 앨범인 것이다.

 “이 사람 이젠 없어. 에이즈로 죽었거든.”

 아메에게 말해봤자 물론 아메는 듣지 않는다. 음악에 취해서 침으로 범벅이 된 채 연신 친구들을 물고 있다.

 “too much love will kill 고슴도치 군이야.”

 나는 아메에게 말해 본다.



-계속

덧글

  • 2018/01/16 15:3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에쿠니 2018/01/16 21:48 # 삭제 답글

    세상에... 오래전에 한 편만 올리신 것을 여기서 보고서 또 볼수있을까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 조훈 2018/01/20 14:57 #

    에이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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