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는 콜라를 못마셔(雨はコーラがのめない) - 4


Mary Coughlan - Whiskey didn't kill the pain


 메리 코클란(Mary Coughlan)이라는 아일랜드 여성 가수를 좋아해서 소설에도 곡을 등장시키곤 했다. 그랬더니 그녀의 새 앨범에 평을 쓰게 되는 일을 하게 되어, 그 앨범이 집에 택배로 배달되었다. 메리 코클란의 새 앨범. 내심 조금 놀랐다. 왜냐하면 그녀의 앨범은 대형 레코드점에서도 좀처럼 보이질 않아서, 근 십 년 가까이 살 때마다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구나 싶었다.

 이번 앨범은 전곡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의 커버 앨범. 나는 메리 코클란을 좋아하고 아메는 빌리 홀리데이를 좋아해서, 둘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들었다.

 첫머리부터 무드가 잡히는 것이, 이것 참 물건이 아닐 수 없다. 어딘가 바(bar)에 온 듯하면서도 기골 있는 느낌. 아메도 나도 순식간에 기분이 ‘업’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저녁밥도 이걸 들으면서 먹었다. 평소 아메의 밥은 드라이 타입 개 사료지만, 기분이 ‘업’될 때는 물론 예외로 나와 같은 것을 먹는다. 다만, 이럴 때의 메뉴는 정해져 있는데, 아침에는 시리얼(‘브랜 프레이크’라는 제품을 좋아한다)에 우유를 부은 것, 저녁에는 스크램블드에그와 토스트. 아메 것은 스크램블드에그에 소금도 후추도 버터도 넣지 않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수의사 선생님께 말하면 혼이 날 것이다. 콜레스테롤이 높다니 어쩌니 하면서.

 그래도 상관없다. 아메도 나도 오래 사는 것보다 쾌락을 선택하는 타입이다. 그렇게 메리 코클란의 음악을 들으며 따뜻한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몸도 마음도 한껏 만족스러웠다.

 ‘These Foolish Things’, ‘All of ME’, 아카펠라인 ‘Strange Fruit’ 등이 수록된 이 두 장짜리 앨범은, 듣고 있노라면 인생은 참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피아노 음도 정겨우면서 깔끔해서 좋다.

 가령 혼자서 외국을 여행 중인데 비에 홀딱 젖어서 초저녁 카페로 뛰어들어갔다. 그곳은 따뜻하고 사람들이 북적대서 생기가 넘치고 커피나 술, 볶은 마늘 향이 나서, 비록 나는 혼자지만 마음은 안정이 된다. 그런 느낌을 연상케 한다.

 본래 나는 아일랜드 여성 가수를 좋아한다(남성 가수는 잘 모르기에 알게 된다면 좋아할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른다).

 같은 아일랜드라도 왠지 엔야(Enya Patricia Brennan)는 별로. 시네이드 오코너(Sinead O'Connor)는 좋아한다. ‘The Lion and The Cobra’로 접한 이후로 계속 즐기고 있다. 단련한 육체와 스킨헤드의 시네이드 오코너가 숨이 끊어질 듯이 “Am I not your girl?” 하고 부르는*(‘영원의 시집永遠の詩集’이라는 앨범에 들어 있습니다) 노래를 들으면 어느새 취해 버린다. 불안 불안한 소녀를 그녀는 그 단련된 육체 속에 조용히 숨겨 놓은 것이다.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아일랜드 가수 중 엔야가 포함되지 않는 이유는 어떤 점에서 소녀답지 않기 때문이다. 희미한 향수 냄새가 난다고 해야 할지, 오히려 여성스럽다고 해야 할지. 적어도 맨발의 소녀는 아니다. 하얗고 깨끗한 양말을 신고 있다.

 “좋은 거 들려줄게.”

 식사를 마치고 나는 아메에게 말하고선 작업실에서 ‘Uncertain Pleasures’를 가져 왔다. 메리 코클란의 앨범 중 내게 가장 친숙하고 가장 사랑해 마지않는 앨범.

 아메는 ‘좋은 거’라는 말에 반응해서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고 있다. 말린 소 허파나 돼지 꼬리 같은 것을 생각하는 것이리라. 내가 플레이어에 CD를 넣자, 아, 그 얘기였어, 하는 양 다소 실망한 얼굴을 한다. 하지만 곧 기분을 추슬러서 바닥에 엎드려서 얌전히 듣는다. 고분고분하다.

 ‘Uncertain Pleasures’는 ‘Whisky Didn't Kill The Pain’, ‘I Get Along Without You Very Well’, ‘Heartbreak Hotel’ 등이 수록된 완벽한 앨범. 메리 코클란의 목소리의 매력─위스키로 양치를 하며 자랐습니다, 하고 말하는 양─을 심플하게 맛볼 수 있다.

 메리 코클란을 상상하면 떠오르는 것은 터프한 언니 같은 소녀.

 오후부터 한밤중이 될 때까지 계속 듣고 있어서 분위기에 흠뻑 젖어들었는지, 나 역시 소녀가 된 기분이 들어 내일도 흔들리지 말고 세상과 맞서 싸우자고 다짐했다.

 아메에게 굿나잇 키스를 하고 침실로 가서 베란다로 나가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춥긴 했지만 소녀의 용기가 샘솟던 참이었기에 전혀 아무렇지 않았다. 반쯤 젖은 콘크리트 바닥에 맨발로 섰다. 이렇게 나는 또 굳건해지는 것이다.





* 일본판 한정으로 발매된 앨범. 괄호는 작가의 기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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