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는 콜라를 못마셔(雨はコーラがのめない) - 5


尾崎紀世彦 - また逢う日まで


 오자키 기요히코(尾崎紀世彦)의 CD를 샀다. 나는 이 사람의 창법을 좋아해서 LP 레코드로 몇 장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플레이어가 없어서 듣지 못한다. 오랜만에 이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져서, 또 아메에게도 들려주고 싶어서 사 왔다. 그의 두 번째 앨범으로 ‘다시 만날 날까지(また逢う日まで)’라는 제목이다.

 아메에게 빗질을 해가며 들었다(아메는 빗질을 좋아해서 소파 위에서 얌전히 앉아 있다).

 오자키 기요히코의 목소리는 근사하다. 따뜻하고 편안한 기분이 든다. 아메도 마음에 들었는지, 특히나 ‘수캐(おす犬)’라는 노래는 기쁜 듯이 듣고 있다.

 명곡 ‘다시 만날 날까지’로 시작하여 명곡 ‘눈이 내리네(雪が降る)’로 끝나는 이 앨범은, 그밖에도 예를 들자면 ‘지금, 지금, 지금(今・今・今)(제목만으로도 근사하다)’, ‘이별의 새벽(別れの夜明け)(가사의 일부는 이태리어)’, 애절함을 감출 수 없는 ‘귀향(歸鄕)’ 등 수수하지만 인상적인 곡이 가득 들어 있어서 젊은 오자키 기요히코의 매력이 작렬하고 있다.

 나는 이 사람의 나이를 먹는 듯한 창법의 성장이 근사하다고 본다. 옛날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확 와 닿는다. 젊은 시절의 음악과 최근 음악 사이에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다.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 음악에는 부정할 수 없는 ‘오자키 기요히코’가 자리하고 있으며, 게다가 한층 더 파워업해 있다.

 중요한 점은 바로 그 파워업이 아닐까. 한 해 한 해 거듭해감에 따라 기술을 성장시키는 사람은 많지만, 파워업하는 사람은 드물다. 성량이나 체력의 문제가 아니라 창법의 ‘성격’의 파워업. 가령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와다 겐지(澤田硏二)도 세라 마사노리(世良公則)도 ‘성격’의 파워업이라는 점에서 놓고 볼 때 오자키 기요히코에겐 도저히 당해내지 못한다.

 그리고 다소 역설적이지만, 바로 그 때문에 젊은 시절의 창법이 새삼 가슴을 적신다.

 “오자키 기요히코는 굉장하지 않니?”

 하며, 나는 아메에게 중얼거린다. 빗질을 마친 아메는 반들반들해서 정말 예쁘다.

 “예뻐라, 귀엽기도 하지.”

 그렇게 아메에게 말하며 쓰다듬거나 껴안고는 한다.

 하지만 정말 힘든 것은 바로 지금부터다. 건강하고 짖지 않아 착한 아메지만, 목욕이나 빗질과 같은 손질은 매일 남들 배는 수고가 든다. 빗질 후에는 귓속을 소독용 솜으로 닦고 세정제를 넣어주어야 한다(아메는 이것을 정말 싫어한다. 온 방안을 도망 다녀서 매일 술래잡기를 하는 꼴이 된다).

 수의사 선생님 말로는 코카 스파니엘과 아메리칸 코카 스파니엘의 98퍼센트가 귓병에 걸린다고 한다.

 치석과 구취 예방을 위해서 끈으로 된 장난감을 물리고 줄다리기를 해 줄 필요도 있다. 이 장난감과 ‘타르타르 콘트롤’이라는 비스킷, ‘양치질 로프’라는 이름의 간식 덕분에, 아직까지 아메의 입안은 깨끗하다.

 그래 봐야 두툼한 귀를 늘어뜨리고 침을 잔뜩 흘리며, 가늘고 길어서 잘 엉키는 털로 뒤덮인 견종인 아메의 청결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메는 불쾌한 듯이 나를 본다.

 “뭐 하는 거야.”

 하는 듯한 얼굴을 하고서는.

 “싫다니까, 진짜. 냅두란 말야.”

 하는 듯한 얼굴을. 아마도 아메는 예쁘니 귀엽니 하면서 쓰다듬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내버려 두면 아메는 금세 쓰고 난 대걸레처럼 될 테니까.

 가끔은 가엽다는 생각도 든다. 짐승인데도 ‘양치질 로프’ 같은 걸 먹어야 하고 목욕 후에 ‘OH MY DOG(이런 이름의 강아지용 화장수를 팔고 있다)’ 같은 것을 뿌려야 한다니, 가엽게도.

 내가 생각건대, 실내에서 동물을 키운다는 행위는 인간의 형편과 동물의 야성과의 대립과도 같다.

 오자키 기요히코는 ‘이별을 다시 한번(さよならをもう一度)’을 부르고 있다. 이 노래는 가사가 웃긴데, 만약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한다면 장난하지 말라며 때려 줄 심산이지만(어떤 가사인가 하면, ‘내일을 위해 헤어져요. 이대로라면 무너질 것 같은 두 사람이기에 멀어지는 거예요. 언젠가 만날 수 있어요. 반드시 만날 수 있어요. 작별은 사랑의 언어예요.’), 오자키 기요히코가 부르니 이게 또 괜찮다.

 작별은 사랑의 언어예요.

 “멋진 노래지?”

 가만히 아메와 이야기했다.

 “오자키 기요히코가 개였다면 아마 그레이트 데인이었을 거야.”

 나는 말하고,

 “그렇지만 나는 아메리칸 코카가 제일 좋아.”

 하고 덧붙였다.

 그리고 왠지 모를 신기한 확신으로,

 “하지만 저 사람이 개라면, 분명 그루밍에 손이 많이 가는 서양 쪽 타입 같아.”

 하는 생각을 가졌다.



-계속

덧글

댓글 입력 영역